입력 2021.10.07 20:56
벤투호가 후반 막판에 터진 ‘캡틴’ 손흥민(29·토트넘)의 극적인 결승골을 앞세워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시리아에 ‘진땀승’을 거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36위)은 7일 시리아(81위)와 벌인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홈 3차전(안산와~스타디움)에서 2대1로 이겼다. 한국은 2승1무로 승점 7을 확보,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이란(2승·승점6)을 제치고 조 선두로 올라섰다. 시리아와의 역대 상대 전적은 5승3무1패가 됐다. 시리아는 이날 패배로 최종예선 성적이 1무2패(승점1)가 됐다.
한국은 황의조(29·보르도)를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내세웠다. 2선에는 손흥민(29·토트넘)과 황희찬(25·울버햄프턴), 송민규(22·전북)가 자리 잡았다. 손흥민이 중앙에서 황의조를 도와주는 역할을 맡았다. 손흥민 왼쪽엔 황희찬, 오른쪽엔 송민규가 섰다. 중원에는 황인범(25·루빈카잔)과 정우영(32·알사드)이 나섰다. 수비는 홍철(31·울산)과 김영권(31·감바 오사카), 김민재(25·페네르바체), 이용(35·전북)으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31·가시와 레이솔)가 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양 측면을 이용한 공격으로 시리아를 밀어붙였다. 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송민규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가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송민규는 전반 15분에도 페널티 아크에서 드리블 돌파에 이은 위협적인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상대 수비에 막혔다.
한국은 전반 18분 빌드업(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 과정에서 패스 실수를 범해 한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시리아 공격수 오마르 알소마가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김승규가 선방으로 골문을 지켰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이후 잇따라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를 제대로 못해 득점에 실패했다. 전반 21분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손흥민과 황희찬, 황의조로 이어지는 패스 플레이로 슈팅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황의조가 마무리 슈팅을 제대로 연결하지 못하면서 골문을 열지 못했다. 1분 후에도 송민규가 페널티박스 왼쪽에 비어 있던 황희찬에게 공을 내주며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지만 황희찬의 슈팅이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났다. 전반 25분 황인범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도 골대 왼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점유율을 높이면서 시리아를 계속 압박하던 대표팀은 전반 막판에 다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전반 40분 송민규가 페널티박스에서 머리로 떨어뜨린 공을 황희찬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위로 크게 떴다. 황희찬은 전반 추가 시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황인범의 패스를 받아 다시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대표팀은 전반 슈팅 숫자에서 시리아 10-3으로 크게 앞섰지만 유효슈팅은 오히려 0-1로 뒤졌다.
한국은 후반전 들어 공격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후반 시작 하자마자 황희찬이 이날 첫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이어서 후반 3분 황인범이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이란 수비수 1명을 앞에 두고 드리블을 하면서 슈팅 공간을 만든 다음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렸다. 황인범의 슈팅은 골대 오른쪽 아래로 뚝 떨어지며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이후 시리아 골문을 수차례 두드렸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후반 23분 왼발, 후반 31분 오른발로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경기 막바지인 후반 39분 시리아의 오마르 하르빈에게 동점골을 내주면서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하르빈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자신에게 흐른 공을 잡아 오른발로 골을 넣었다. 한국이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허용한 첫 실점이었다. 벤투 감독은 조규성(23·상무)을 투입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해결사로 나선 것은 ‘캡틴’ 손흥민이었다. 한국은 후반 44분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홍철이 찬 프리킥을 페널티박스 가운데 있던 김민재가 헤딩으로 오른쪽에 있던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손흥민은 왼발로 골문 구석으로 침착하게 차 넣어 결승골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지난 6월 레반논과의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 페널티킥을 성공한 후 넉달 만에 A매치(국가대항전) 골맛을 봤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필드골을 넣은 것은 2019년 10월 스리랑카전 이후 2년 만이다.
대표팀은 회복에 집중한 후 오는 9일 전세기를 타고 이란 테헤란으로 향한다.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은 12일 오후 10시30분에 열린다.
안산=송원형 기자 댓글 0 |